(웰페어뉴스) 장애인거주시설 운영 방식, 변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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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쉼터요양원 작성일18-07-19 11:52 조회24,92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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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계의 오랜 요구인 거주시설 폐쇄와 '탈시설'.
탈시설 문제가 대두될 때마다 ‘당사자 지역사회 통합을 위해 시설을 없애야 한다’는 입장과 ‘지역사회 기반을 구축 한 뒤 탈시설을 지원하자’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6일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는 국회도서관에서 ‘탈시설화와 시설 사회사업’ 세미나를 열고, 탈시설을 바라보는 생각과 지역사회에 필요한 지원 방안에 대한 고민을 나눴다.
탈시설, 물리적·기능적 지원 모색해야
사회복지정보원 한덕연 원장이 발제하고 있다.사회복지정보원 한덕연 원장은 탈시설을 ‘시설 폐쇄’로만 바라보지 않고 물리적·기능적 탈시설 등 다양화해 시설에서도 이에 따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원장은 “흔히 물리적 탈시설은 ‘시설 밖으로 이사하기’ 또는 ‘시설 없애기’라는 개념을 갖고 있다.”며 “나아가 일반 주택으로 이사 , 체험홈·그룹홈으로 이사, 시설 폐쇄·폐지 등 주거 공간의 변화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능적 탈시설의 개념은 시설 내 생활을 바꾸는 것.”이라며 “단체 생활을 벗어나 거주인마다 자기 생활을 하는 것으로 시설 주택, 일반 주택 등 어디에 살던, 누구와 살던 따로 자기의 생활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각각의 개념에서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물리적·기능적 탈시설의 개념을 통해 시설이 입주자의 탈시설화를 지원하는 방안으로는 ▲주거 지원의 단계적 확대 ▲생활단위의 단계적 축소가 제시됐다.
먼저 주거지원의 단계적 확대로 △원외 가구, 체험홈, 그룹홈 등 가구 변경 △시설 아닌 집에서 하루~며칠 지내는 외박 △집주인, 이웃 등이 있는 곳에서의 자취 △본래 살던 집 또는 가족 친지의 집에 거주할 수 있도록 시설이 책임지고 지원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한 원장은 “시설이 주거를 책임지고 지원하고 언제든 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면, 당사자도 시설 바깥 집 문을 열기 수월하지 않겠느냐.”며 주거지원의 단계적 확대를 강조했다.
또 “주거를 다양하게 지원하면 당사자의 삶이 자유로워진다.”며 “주거 뿐 아니라 생활 전반에 질적으로 다른 변화가 일어난다. 특히 당사자와 둘레 사람 사이 관계 소통이 친밀해지고 수월해지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기능적 탈시설 방안으로 제시한 생활단위의 축소에 대해서는 “당사자의 주거 공간이 시설 안이든 밖이든 다른 가구와 집단으로 생활하는 것이 아닌 가구 마다 독립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며 “이를 시설에서 지원한다면 동 또는 층부터 개인에 이르기 까지 단계적으로 생활 단위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먼저 시설 주택이 여러 동이나 층으로 돼 있다면 그 각각을 독립시설처럼 운영하도록 지원하고, 그 뒤 생활단위를 축소해 집으로 본다면 여러 호의 집을 각각 독립가구로 봐야하며, 방, 개인으로 계속해서 축소해 나가야 된다는 것이다.
한 원장은 “시설 입주자는 한 집, 한 방에 동거한다 해서 한 가구가 아니다.”며 “따라서 생활단위를 단계적으로 축소해 입주자 개인을 각각 독립가구로 보고 그에 따라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리적·기능적 탈시설 사례, ‘월평빌라’
배용호(가명) 씨는 평생 복지시설에서 거주했고, 직장 또한 시설 안에 있었다. 그런 배 씨는 월평빌라에 이사 온 뒤 두 달 만에 젖소 농장에 취업했다.
농장주가 30분이면 할 일을, 배 씨는 2시간 어쩔 때는 하루 종일 근무할 때도 있었다.
농장 일이 몸에 익고 오가는 길이 눈에 익자 배 씨의 생활에 변화가 생겼다. 출근길에 빵집에 들러 간식을 사고, 퇴근시간을 정해 그에 맞춰 일하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일찍 마치고 시장에 사는 등의 변화가 생겼다. 그즈음 배 씨는 혼자살고 싶다는 마음을 먹었고, 2014년 구한 집에서 5년 째 거주하고 있다.
집주인 부부는 공과금 납부, 전기·수도·보일러 사용, 집 관리를 도우며, 마당을 사이에 둔 앞집·옆집 이웃과는 음식을 나눈다. 골목길 개수대 사장님은 배 씨의 출ㆍ퇴근을 살피며, 길 건너 휴대전화가게는 배 씨가 종종 들러 사랑방처럼 이용하고 있다. (주거지원의 단계적 확대)
월평빌라에서는 입주자 전체를 대상으로 입주자 총회를 연다. 입주자 총회는 입주자 대표, 임원 선출, 입주자 자치회 결산, 예산 등을 의결한다. 이 외 프로그램, 사업, 입주자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 있다.
또 가구별 대표가 모여 입주자 자치회 운영, 시설 운영, 관리, 건의 사항을 논의 하는 입주자 대표회의를 진행한다.
공동생활 또한 한집 사는 사람들과 함께한다. 청소는 역할을 나눠서 하며, 요리와 식사는 할 수 있을 때, 할 수 있는 만큼 함께 한다.
어느 집은 공동 식당을 이용하고, 어느 집은 밥만 해서 먹고 어느 집은 국만 하고… 공동 식당은 집 마다 필요한 밥, 국, 반찬 등의 필요 수를 파악하고 그에 맞춰 준비한다. (생활단위의 단계적 축소)
한 원장은 단계적 변화가 잘 드러나는 사례로 ‘월평빌라’를 꼽았다.
지난 2008년 경남 거창군 남상면 월평리에 문을 연 월평빌라는 중증 장애인거주시설로 11가구에 30명이 사는 연립 주택이다.
월평빌라는 ‘시설은 각 입주자의 집’이라는 개념을 갖고, 이에 거주인들은 자신의 생활을 하며 자기 자신의 삶을 살고 있다.
월평빌라 박시현 소장이 발언하고 있다.월평빌라 박시현 소장은 “입주자 30명 가운데 5명은 시설 밖에서 자취하고 있다.”며 “이들은 주말 또는 방학 때 시설 안에서 지내기도 하며, 형편이 여의치 않으면 시설 안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월평빌라의 물리적 탈시설 핵심은 ‘사람’이라며 입주자에게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관계’를 소중히 여길 수 있게 그 관계를 살리는 데 힘쓰고 있다.”며 “입주자의 관계를 살리는 데 힘쓰다 보면, 사회활동이 늘어나고 활동반경이 넓어져 주거 공간 또한 유동적이다. 따라서 입주자의 주거를 다양하게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월평빌라는 기능적 탈시설의 좋은 선례를 밟아가고 있다.
박 소장은 “월평빌라에서는 한 건물에 여러 가구가 살고 한 가구에 여러 명이 살고 있다. 그렇다고 집단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 한집, 한방에 살더라도 입주자 마다 각각 독립 가구로 개별화해 돕고 있다.”며 “입주자가 저마다 따로 자기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당사자의 삶, 지역사회 사람살이를 생각하며, 사회사업의 근본과 시설의 정체성을 생각하며 돕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이날 한덕연 원장은 탈시설을 위해 시설을 바라보는 사회 시각 또한 변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한 원장은 “항상 대두되는 인권침해, 시설 내 비리는 모든 시설이 아닌 일부 시설의 운영 방식의 문제.”라며 “이를 모든 시설 혹은 시설 종사자의 문제로 매도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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